호르무즈 우회 송유관만으로 원유 수출 회복 못 한다…홍해의 두 번째 병목
호르무즈 해협을 피하는 송유관이 있어도 걸프 원유 수출의 회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8월 사우디 얀부항 수출이 7월보다 약 절반 줄었고 홍해 남단의 차질 때문에 수에즈 운하 우회가 길고 비싸졌다고 설명한다. 국제에너지기구의 9월 집계와 비교해 운송 경로, 생산 중단, 회복 전망을 구분했다.

중동 원유의 대체 수송 경로를 두고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면 공급이 정상화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은 원유를 홍해 연안으로 옮길 수 있지만, 그곳에서 출항한 유조선은 다시 홍해 남단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또는 더 긴 항로의 위험과 비용을 마주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9월 단기 에너지 전망은 두 해상 병목이 함께 흔들리는 상황을 구분해 설명한다. 송유관의 존재와 실제 수출 물량은 다른 지표다.
EIA는 사우디의 홍해 연안 얀부항에서 나간 원유가 8월에 7월의 약 절반으로 줄었다고 추정했다. 바브엘만데브 쪽 수출에 대한 공격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사우디는 홍해 북쪽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적을 늘렸지만, EIA는 이 경로가 아시아 고객에게 더 길고 비용이 크다고 짚었다. 해협을 피한 뒤에도 다음 해상 구간의 안전과 선박 확보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얀부의 감소율은 한 항구의 두 달간 추정치이지, 사우디 전체 생산량이나 모든 우회 송유관의 가동률을 뜻하지 않는다.
운송 제약은 생산 자체에도 연결된다. EIA는 중동의 원유 생산 중단 규모가 7월 하루 평균 500만 배럴에서 8월 670만 배럴로 늘었다고 평가했다. 4분기에도 하루 평균 570만 배럴이 중단된 상태일 것으로 가정했다. 같은 보고서는 송유관·육상 우회, 선박 간 환적 등을 통해 수출이 점차 늘 수 있다고 예상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이 성공한다는 조건 아래서도 대부분의 생산과 교역 흐름이 전쟁 전 평균으로 돌아가는 시점은 2027년 2분기로 잡았다. 일부 걸프 생산자는 전망 기간 안에 전쟁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9월 석유시장 보고서는 다른 범위의 지표를 제공한다. IEA가 추정한 걸프 국가들의 8월 전체 석유 수출은 하루 약 1300만 배럴로 전쟁 전의 거의 절반이다. 원유 수출 손실은 호르무즈를 우회하는 물량과 미군 호송 덕에 45% 미만으로 좁혀진 것으로 봤다. 반면 정제제품과 액화석유가스 수출은 2월보다 약 60%, 하루 370만 배럴 적었다. 원유를 다른 길로 옮기는 능력이 경유나 LPG 같은 제품의 공급 회복을 자동으로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수치로 보여준다.
두 기관의 숫자를 한 줄로 이어 실제 회복률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 EIA의 하루 670만 배럴은 생산하지 못한 원유에 대한 8월 평가이고, IEA의 하루 1300만 배럴은 걸프 국가들의 8월 석유 수출 추정치다. 생산과 수출은 측정 대상이 다르며, IEA의 원유·제품 구분도 EIA가 말한 항로별 차질과 일대일 대응하지 않는다. 8월 IEA 보고서는 7월 걸프 수출을 우회 경로 포함 하루 1500만 배럴로 추정했으나, 이를 얀부항의 월별 수치처럼 읽는 것도 범위가 맞지 않는다.
EIA가 2026년 9월 9일 공개한 전망의 입력 자료는 9월 3일에 확정됐다. 이후의 운항과 공격 상황을 반영한 실시간 항로 기록이 아니다. IEA 보고서는 9월 11일 발표됐으며, 해상 운송 위험과 외교 교착이 이어지면 정상화가 지연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어느 쪽도 2027년 회복 시점이 이미 확정됐다고 말하지 않는다. 뒤이은 항만 선적 통계, 송유관을 통한 실제 출하량, 바브엘만데브 통항 현황이 나와야 우회 경로의 효과를 사후 검증할 수 있다.
한국어 독자가 이 전망을 국내 에너지 가격에 적용할 때도 한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 중동의 특정 항구에서 수출이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한국의 수입 물량이나 소매 연료 가격의 같은 비율 변화를 단정할 수 없다. 국내의 실제 선적 도착량과 계약 조건, 제품별 수입·재고 지표가 별도로 필요하다. 함께 실린 지도는 사우디 동서 송유관과 아랍에미리트 우회 경로의 위치를 보여주는 자료 이미지다. 2026년의 수송량이나 선박 운항을 촬영하거나 측정한 자료가 아니다.
프리즘코리아 편집국 > 서유진 · Yujin Se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