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멕 공동위원회, 1989년 협정의 틀을 2027년 다시 가동한다
한·멕시코 공동행동계획은 경제·과학·기술협력 공동위원회를 2027년 한국에서 재개해 매년 열겠다고 정했다. 공동위원회는 1989년 체결하고 1990년 발효한 기존 협정에 근거한다. 외교부 차관급 정책협의회와는 목적과 회의 층위가 다르며, 아직 2027년 회의의 날짜·의제·사업 결과가 발표된 것은 아니다.

2026년 9월 한·멕시코 정상회담 뒤 발표된 공동행동계획에는 새로운 협정을 맺는다는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양국 정부는 경제·과학·기술협력 공동위원회 회의를 재개해 2027년 한국에서 재개 회의를 열고, 이후 외교부 차관보급에서 매년 개최하기로 했다. ‘재개’라는 표현을 이해하려면 이미 존재하는 제도의 근거와 이번에 새로 제시된 운영 약속을 나눠 봐야 한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실린 ‘대한민국 정부와 멕시코합중국 정부간의 경제·과학 및 기술협력에 관한 협정’은 1989년 11월 9일 서울에서 체결돼 1990년 8월 21일 발효됐다. 멕시코 외교부의 조약 등록 정보도 이 협정이 현행이며 양국 공동위원회를 설치한다고 기록한다. 따라서 2027년 개최 계획을 공동위원회의 최초 창설로 설명할 수는 없다. 이번 정상회담 문서는 오래된 협정에 마련된 회의 구조를 정례적으로 다시 운영하겠다는 약속에 가깝다.
1989년 협정 제6조는 공동위원회의 일을 단순한 친선 행사로만 규정하지 않는다. 양국의 경제·기술·과학 정책과 협정 시행 규정을 검토하고, 협력 활동을 살펴보며, 양측 제안을 검토할 2개년 계획을 마련하도록 했다. 제7조는 회의 날짜를 외교 경로를 통해 합의하고 서울과 멕시코시티에서 번갈아 열도록 한다. 이 규정은 회의를 위한 제도적 틀을 보여 주지만 특정 연도의 의제, 참석자 명단이나 성과를 자동으로 확정하지는 않는다.
공동행동계획이 추가한 구체성은 시작 시점과 주기, 회의 수준이다. 한국에서 2027년 재개하고 매년 외교부 차관보급으로 개최한다는 목표는 1989년 협정의 ‘상호 합의하는 일자’보다 분명하다. 그러나 공개된 계획에는 2027년 며칠에 어느 장소에서 만날지, 두 정부가 어떤 안건을 제출할지, 과거 어느 회의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는지는 적혀 있지 않다. 첫 회의의 개최 사실과 2개년 계획의 채택 여부는 향후 양국 외교당국의 별도 기록으로 검증해야 한다.
같은 행동계획은 양국 외교부의 차관급 고위 정책협의회를 정례 개최한다는 약속도 따로 적었다. 차관급 정책협의회와 차관보급 경제·과학·기술협력 공동위원회는 명칭, 직급, 다룰 정책 범위가 구분된다. 멕시코 외교부는 이미 2026년 7월 서울에서 양국 제8차 정치협의 메커니즘 회의를 열어 양자·국제 의제와 이 대통령의 방문 준비를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그 회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2027년 공동위원회가 열렸다는 증거는 아니며, 반대로 공동위원회 재개 계획이 기존 정치협의의 모든 성과를 대체하지도 않는다.
한국어 독자가 후속 이행을 확인하려면 적어도 세 문서를 차례로 찾아야 한다. 2027년 공동위원회 일정과 실제 회의 결과, 양국의 2개년 협력 계획, 정례 정책협의회의 별도 개최 기록이다. 그 뒤에야 공동행동계획의 연례화 약속이 실행됐는지, 협력 사업이 단순한 논의에서 결정과 집행으로 옮겨갔는지 판단할 수 있다. 지금 확인되는 것은 기존 조약상의 기구와 정상들이 발표한 재개 일정이며, 향후 사업의 예산이나 성과까지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함께 실린 멕시코 외교부 청사의 사진은 과거에 촬영된 자료사진으로, 2026년 정상회담이나 2027년 예정 회의의 현장을 보여 주지 않는다.
프리즘코리아 편집국 > 윤도현 · Dohyun Y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