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겐지로 AI 음성 소송, 영상 삭제로 청구 기각…판결이 남긴 법리와 판단하지 않은 쟁점
도쿄지방법원은 성우 쓰다 겐지로가 요구한 틱톡 영상 삭제청구를 기각했다. 판결문은 게시물이 이미 서버에서 삭제됐다고 인정하면서, 목소리도 일정 조건에서 퍼블리시티권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영상별 권리 침해 여부는 더 판단하지 않았다.

성우 쓰다 겐지로가 자신의 목소리를 닮은 내레이션을 담은 틱톡 영상의 삭제를 요구한 소송에서, 도쿄지방법원은 9월 30일 청구를 기각했다. 판결문을 읽을 때 가장 먼저 구분할 대목은 두 가지다. 법원은 사람의 목소리도 일정한 경우 퍼블리시티권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삭제를 명령하지 않았다. 요구의 대상인 영상이 이미 서버에서 사라졌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법원이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성우·배우·내레이터로 활동하는 쓰다는 틱톡 운영사 TikTok Pte. Ltd.를 상대로 게시물 삭제를 청구했다. 쟁점은 내레이션의 목소리가 자신의 목소리와 유사한지, 이를 이용한 게시물이 부정경쟁방지법이나 퍼블리시티권에 비춰 삭제 대상인지, 그리고 게시물이 이미 삭제됐는지였다. 2024년 7월부터 2025년 9월까지 한 계정에 올라온 영상은 188건으로, 도시전설과 괴담 등의 영상·자막에 내레이션을 결합했다. 판결문은 게시자의 외부 사이트 설명과 시청자 댓글도 기록하지만, 그 문구가 음성 학습에 실제 누구의 녹음이 쓰였는지를 법원이 확정했다는 뜻은 아니다.
사건의 결론을 바꾼 것은 삭제의 시점이다. 판결문은 게시자가 2026년 5월 29일 계정을 삭제했고, 30일 안에 복구 신청을 하지 않아 6월 28일이 지나면서 해당 계정과 게시물 데이터가 운영사 서버에서 삭제됐다고 인정했다. 원고는 서비스가 밝히는 보관 기간과 실제 보관 기간이 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사건의 계정 삭제 절차에 직접 관계하지 않는 다른 보도만으로는 서버 삭제에 관한 자료와 운영사 규칙을 뒤집기 어렵다고 봤다. 구두변론은 7월 3일 종결됐으므로, 그 시점에도 더 삭제할 게시물이 있는지가 직접적인 판단 대상이었다.
법원은 삭제된 게시물을 다시 삭제하라고 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 결론은 음성 모방이 허용됐다는 선언과 다르다. 판결문은 오히려 사람의 목소리를 초상처럼 인격의 상징으로 볼 수 있고, 실연자의 목소리에 상품 판매를 촉진하는 고객 흡인력이 있으며 이용 목적이 오로지 그 가치의 활용에 있다면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될 수 있다고 서술한다. 다만 바로 이어 게시물 삭제 여부를 먼저 검토했고, 나머지 쟁점에 대해서는 더 판단하지 않겠다고 명시했다. 따라서 법원이 이 188건 각각의 유사성이나 실제 권리 침해를 최종 인정했다고 쓰는 것은 판결 범위를 넘는다.
문화청의 생성 AI와 저작권 관련 검토 자료는 그보다 앞서, 특정 성우를 모방한 음성 문제에서 저작권과 별도로 퍼블리시티권 또는 일반 불법행위에 따른 보호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번 판결의 제한적인 법리 설명을 읽는 배경이 되지만, 해당 행정 자료가 이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목소리를 이용한 제작 계약이나 플랫폼 게시 중단 문제도 이 판결 하나로 일괄 해결됐다고 볼 수 없다. 실제 게시물이 남아 있는지, 어떤 음성이 누구의 상업적 가치를 이용했는지는 다른 사건에서 별도 증거와 청구 내용으로 다뤄질 수 있다.
이번 결과를 ‘성우가 패소했으니 AI 음성 복제가 적법하다’거나 ‘법원이 해당 영상의 권리 침해를 인정했다’는 식으로 단정하면 모두 판결의 한쪽만 읽게 된다. 확인 가능한 결론은 삭제 대상이 사라져 추가 삭제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법원이 목소리의 퍼블리시티권 보호 가능성을 조건부로 언급했다는 점이다. 함께 실린 사진은 2023년에 촬영된 도쿄지방법원 나카메구로 출장소·지식재산고등법원 건물의 참고 이미지로, 이 사건의 심리 장소나 판결 당시 장면을 기록한 사진이 아니다.
프리즘코리아 편집국 > 한소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