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AI 회칙의 노동권 요구, 재교육 비용을 개인에게만 넘기지 말라
레오 14세가 프랑스에서 다시 인용한 5월 AI 회칙은 자동화 도입 전에 고용 보호와 재교육, 노동자 참여를 준비하라고 요구한다. 적응 비용을 개인에게만 넘기지 말라는 윤리적 제안으로, 각국의 노동 법제나 기업 의무가 실제 변경됐다는 뜻은 아니다.

레오 14세 교황이 프랑스 방문 중 다시 언급한 AI 회칙에는 교육뿐 아니라 일자리 전환의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에 관한 요구가 담겨 있다. 교황은 9월 25일 엘리제궁 연설에서 인간을 성찰의 중심에 두기 위해 첫 회칙의 주제로 AI를 다뤘다고 설명했다. 그가 가리킨 문서는 5월 15일자 ‘마니피카 후마니타스’다. 이번 방문에서 새로 발표한 고용 대책과는 구분된다.
회칙의 노동 관련 부분은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약속과 노동자의 경험을 나눠 본다. 자동화가 힘들고 반복적이거나 위험한 일을 덜어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더 큰 이익을 위해 일자리를 체계적으로 희생하는 선택은 정당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교황의 사회윤리적 판단이며 특정 기업에서 해고가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아니다.
156항은 변화가 일어난 뒤 대응하는 데 그치지 말고 도입 전부터 준비하라고 요구한다. 자동화와 AI를 들일 때 고용 보호, 재교육, 노동자 참여를 위한 검증 가능한 조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교육과 직업 전환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적응 비용이 개인에게만 돌아가지 않게 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한다.
기업의 성공을 평가하는 기준에도 일의 질과 존엄을 넣으라고 제안한다. 앞선 155항은 정치 지도자, 노동단체, 기업, 과학계의 협력을 요청하고 노동조합이 새로운 고용 형태와 노동자의 필요에 대응해야 한다고 적었다. AI 도입을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선언을 넘어 전환 과정의 책임과 참여 구조를 묻는 대목이다.
회칙은 지역마다 전환의 양상과 필요한 대응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 한국어 독자가 구별할 점은 문서의 성격이다. 이 회칙은 가톨릭 사회교리에 따른 윤리적 방향을 제시하며 한국의 고용 규정이나 기업의 재교육 의무가 바뀌었다는 근거가 아니다. 프랑스 방문 연설이 회칙을 다시 인용했다는 사실과 각국 정부·기업이 이를 제도나 사업으로 채택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실제 이행을 판단하려면 지원 대상, 비용 분담, 노동자 협의 방식과 성과 자료가 필요하다.
프리즘코리아 편집국 > 정하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