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에쿠룰레니 여성 사망 수사, 60일 감사와 90일 회복계획의 시험대
남아공 대통령은 에쿠룰레니 여성 사망 사건을 계기로 미해결 여성·아동 대상 중대범죄를 60일 안에 전수 점검하고, 우선 사건의 재수사 계획을 90일 안에 세우라고 지시했다. 핵심은 검거 발표의 숫자보다 사건 기록, 과학수사 적체, 담당자와 기한을 공개해 수사가 실제로 다시 움직이는지 확인하는 데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에쿠룰레니 여성 사망 사건을 전국의 미해결 여성·아동 대상 중대범죄 기록을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로 삼았다.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9월 29일 대국민 연설에서 미해결 살인·살인미수·강간·중대 성범죄에 대한 전국적 사건 회복 작업을 지시했다. 60일 안에 멈춘 사건의 규모와 원인을 파악하고, 90일 안에 우선 사건별 후속 조치·책임자·기한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즉시 범인을 찾아내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수사가 어디에서 지체됐는지를 드러내겠다는 행정상 시한이다.
대통령 연설에 따르면 7월 이후 에쿠룰레니에서 발견된 여성 시신은 9월 29일 기준 11구다. 이 수치는 특정 범인이 11명을 살해했다는 뜻이 아니다. 대통령은 현재 경찰이 이들 사건이 한 사람의 범행이라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분명히 밝혔다. 일부 사건에서는 용의자가 체포됐지만 다른 사건에서는 관련 인물과 법의학 자료를 계속 추적하고 있다. 발견 장소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사건을 하나로 합치면 피해자별 수사 경로를 흐릴 수 있다.
첫 번째 점검 시한인 60일의 대상은 단순한 미제 사건 목록이 아니다. 정부는 사건이 얼마나 오래 미해결 상태였는지, 과학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사건이 몇 건인지, 용의자를 파악하고도 검거하지 못한 사건은 무엇인지, 수사나 기소가 부당하게 늦어진 사례는 어디에 있는지 가려내야 한다. 각각의 지표는 수사기관과 검찰의 다른 병목을 보여준다. 피해자 가족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막연한 재수사 선언보다 자기 사건의 다음 절차가 무엇인지 확인 가능한 기록이다.
두 번째 시한인 90일에는 우선순위 사건과 장기간 정체된 사건마다 회복 계획을 세워야 한다. 대통령은 그 계획에 남은 조치, 책임 공무원, 진행 기한을 명시하라고 했다. 같은 연설에서 경찰과 관계 기관에는 과학수사 적체를 줄일 예산이 붙은 계획을 60일 안에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적체 건수와 경과 기간, 인력·장비 부족, 필요한 재원, 해소 일정을 적고 여성·아동 대상 강간 및 살인 사건의 우선 검체를 신속 처리 대상으로 분리하라는 내용이다. 수사 재개 계획의 실행 가능성은 이 과학수사 계획과 함께 평가해야 한다.
현지 사법부의 설명은 왜 경찰 내부의 사건 목록만으로 충분하지 않은지 보여준다. 9월 29일 의회 토론에서 안드리스 넬 법무부 부장관은 경찰, 국가검찰청, 법원을 가로질러 사건의 지연 지점을 추적할 정보 체계를 설명했다. 그는 용의자 검거 여부, 사건 기록의 검찰 송치, 재판 연기 이유, 피해자 지원 이력까지 살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그가 제시한 성범죄 사건의 유죄 판결률과 장기 계류·취하 건수는 전국 제도의 성적표이지 에쿠룰레니 사건의 해결률은 아니다. 전국 통계를 이번 사건의 결과처럼 읽어서는 안 된다.
에쿠룰레니 현장의 수사는 이미 별도로 진행 중이다. 9월 15일 남아공 의회 경찰위원회 위원장은 경찰이 전문 형사·법의학 인력·추적 자원 등을 모은 합동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당시 위원장은 사건 간 연관성을 경찰이 확인하지 않았다고 주의를 당부하며, 시민이 가진 CCTV·차량 영상·번호판 인식 기록을 보존해 수사기관에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은 이후 이 수사를 국가 차원의 부국장 지휘 아래로 격상했다고 설명했다. 합동팀 설치와 수사 지휘 격상은 절차상 진전이지만, 그 자체가 범행의 연관성이나 유죄를 입증하지는 않는다.
독자가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세 갈래다. 정부가 약속한 기한에 사건별 지체 사유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공개하는지, 과학수사 적체 해소에 실제 예산과 처리 기준이 붙는지, 우선 사건의 책임자와 후속 조치가 확인되는지다. 대통령은 과학수사 처리 기준의 분기별 공개와 범정부 대응의 정기 보고도 예고했다. 10월 1일 현재 이 일정은 이행 결과가 아니라 정부가 스스로 설정한 검증 기준이다. 피해자별 사실관계와 법정 판단은 앞으로 나올 경찰·검찰·법원 기록에 따라 각각 확인해야 한다.
프리즘코리아 편집국 > 정하린



